생활경제
'저수지 통장'이 돈가뭄 해갈할까 머니투데이
2009-11-21 10:02:26 조회 : 21
['들쑥날쑥한 수입' 관리하는 법]

중견기업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K씨(남 31세)는 연 수입이 실수령액 기준으로 약 3000만원이다. 준수한 월급을 받고 있는 그는 특별히 낭비벽이 심하진 않다. 유난히 빚을 많이 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좀처럼 돈이 잘 모아지질 않는다는 것이 K씨의 고민이다. 반면 다른 직장에서 비슷한 연봉을 받고 있는 K씨의 친구 L씨는 같은 기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4000만원가량의 종자돈을 마련했다. L씨가 저축률 60% 목표를 세워 꾸준히 계획을 실천한 결과다.

일정한 수준의 돈을 꾸준히 모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들쑥날쑥한 월급 때문이라고 생각한 K씨. 평소 받는 월급과 보너스 달의 월급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자산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많은 급여 생활자들이 K씨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자산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불규칙한 급여와 상관없이 일정한 수준의 저축을 유지하는 것이다. 결국 K씨는 기존 자산관리의 근본적인 부분부터 뜯어 고치기로 결심했다.

과연 K씨는 자산관리 계획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목돈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K씨의 불규칙한 현금흐름

K씨는 4월과 6월에 1년 중 가장 적은 15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다. 2월과 9월에는 350만원, 그리고 12월에는 가장 많은 500만원의 수입이 생긴다. 나머지 달 월급은 약 214만원. 평균적으론 월 250만원가량 받는 셈이다.

K씨는 매달 생활비로 100만원을 쓰고 있지만 나름대로 재테크도 하고 있다. 그의 월 저축액은 40만원. 또 매달 보장성보험에 10만원을 납입하고 있으며, 대출금 상환으로 30만원이 지출되고 있다. 월평균 수령액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잉여자금은 매달 70만원이다.

일단 K씨의 실수는 월수입과 생활비에 비해 저축액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다. 조영경 중앙이아이피 자산관리 팀장은 "매달 수령액이 일정하지 않다보니 자동이체를 해서 저축하는 습관이 형성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이 적으면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달 잉여자금이 70만원이란 사실은 지출이 계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다. 이 잉여자금이 모두 저축됐다면 이미 일정 수준의 목돈을 마련했을 것이다. 하지만 월평균 70만원 상당의 돈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새어 나간 셈이다.

조 팀장은 "월수입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 급여가 많은 달만 기다리며 대부분 대출을 이용해 부족한 현금흐름을 보충하기 마련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수입이 많은 달엔 그만큼 많이 쓰는 습관이 문제"라며 "결국 다시 대출을 받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무설계 구조조정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MA나 MMF 등 저수지통장을 활용해 매달 일정한 금액이 들어오도록 현금흐름을 창출해야 한다. 매달 월급에서 90만원, 저수지통장에서 30만원이 자동으로 저축되도록 하는 것이다. 월 저축액을 120만원으로 늘리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월급이 일정치 않으므로 언제부터 새로운 계획을 시작하느냐가 문제다. 따라서 저수지통장에 100만원을 최초 납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 팀장은 "월 210만원 수입을 기준으로 계획을 시행해 나가야 한다"며 "월 210만원을 초과한 자금은 저수지통장에 저장하고 부족 시에는 저수지통장에서 끌어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월 잉여자금은 10만원으로 설정할 것을 권했다. 조 팀장은 "항상 잉여자금을 따로 구분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좋다"며 "다만 K씨는 잉여자금을 10만원으로 대폭 줄인 후 상황에 따라 이 자금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월 저축액을 늘린 만큼 생활비도 일정 부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리한 자동이체 주의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 급여생활자인 K씨보다 목돈마련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일이 많은 성수기엔 많은 수입이 생기지만, 일이 없는 달엔 단 한푼도 수입이 없을 수 있다. 조 팀장은 관광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P씨를 대표적인 경우로 꼽았다.

그는 "P씨의 연간 소득은 약 5000만원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매달 소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자산을 관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소개했다. 이런 경우 무리하게 통장으로 자동이체를 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팀장은 "매달 수입이 크게 차이나는 프리랜서들은 자동이체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다"며 "돈이 안 모이는 원인 중 하나가 무리하게 자동이체를 하다 중간에 해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험금 납입 시 주의해야 한다. 1~2년 간 보험금을 꾸준히 납입했지만 일시적으로 수입이 적어져 납입을 중지한다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조 팀장은 "프리랜서들은 납입이 자유로운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며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은 일시납으로 하는 상품도 있으므로 일시납이 가능한 연금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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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기자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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