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은행의 CMA 견제, 곱게 볼 수 없는 이유 머니투데이
2009-07-03 12:13:01 조회 : 128
["금융불안 유발"주장…진정성 결여된 명분]

이 기사는 07월03일(07:5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양종금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업계의 소액지급결제 서비스가 시작됐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지로수납, 인터넷쇼핑 결제, 송금업무 등 은행을 통해야만 했던 것들이 CMA를 통해 가능해진다.

은행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증권사 CMA 고객이 은행자동화기기(ATM)에서 돈을 인출할 때 내는 수수료를 최대 1000원으로 올리는가 하면 CMA 잔고와 이용이 늘수록 금융시장 불안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CMA발 금융시장 불안론' 확산에 나서고 있다.

공격을 당하는 증권사는 불만이 가득하다. 은행이 불순한 의도로 시비를 걸고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금융불안을 우려하고 있지만 속내는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머니마켓펀드(MMF)와 비교해 보면 CMA에 대한 규제는 성글다. CMA는 운용원칙과 편입채권의 범위 등이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르다. 지급결제 문제가 부각된 CMA에 보다 높은 수준의 위험관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도 CMA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금융안정이 화두인 시대에 감독당국이 은행의 주장을 받아들여 CMA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도 증권사들은 수용해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급결제에 대한 리스크관리는 금융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다.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작은 불씨 하나가 전체 금융을 대혼란에 빠뜨릴 수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CMA를 규제해야 한다는 은행의 주장에는 확실히 명분이 있다.

그런데 이런 원칙론에 동의한다고 해도 은행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는 왠지 꺼림칙하다. 금융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CMA를 무력화시키고 은행 고객을 지키기 위한 게 진짜 목적이라는 증권사의 반박 역시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CMA가 은행 보통예금보다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지급 금리'이다. CMA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예금이 이탈할 이유가 없다. 은행의 규제 요구는 CMA 금리를 떨어뜨리는 데 있다.

CMA 편입 채권의 등급과 만기를 제한하며, 은행 예금처럼 지준의무를 부과하게 되면 CMA의 금리 매력은 줄어든다. CMA로 이동하려 했던 고객들도 다시 생각하게 돼 은행은 예금 이탈 방지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것이다.

은행은 2007년 머니무브(Money Move)처럼 CMA로 은행 자금이 대거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 봐도 은행에 있던 돈이 단기간에 CMA로 이동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월급통장의 잔고에 붙는 이자가 3%일 때와 1%일 때 차이는 고작 몇 천원. 오히려 은행 대출이자 상승 등 감수해야할 게 더 크다.

작금의 금융불안을 초래한 주범이 누구인지에 생각이 미치면 은행들이 'CMA발 금융불안'을 주장하면서 전혀 부끄럽지 않은 걸까 싶다.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무차별적인 자산확대 경쟁을 펼쳐왔다. 중소기업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너무 지나쳐 자제해야 한다는 요청과 당부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금융위기 후 가장 부실여신이 많이 발생하는 부동산 또는 건설 관련 대출은 불과 얼마 전까지도 은행들의 영토전쟁이 벌어졌던 곳이다.

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영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한다. 은행장들이 자산 규모를 얼마나 확대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영업 강화는 결국 자산 경쟁이다. 금융위기가 진화되기도 전에 다시 한번 은행대전이 재연될 조짐이다.

CMA로 인해 금융안정이 저해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은행장 자리를 내놓을 각오로 영업을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잘 연결되지 않는다. 은행의 CMA 공격 명분에는 공감하지만 그 진정성만큼은 공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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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재기자 hejs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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